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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배추 가격은 '金'인데 품질은 '물'..김장 '초난감'

웹지기     입력 19.10.29 14:57


9~10월 태풍으로 배춧값 60% 폭등
농축산부, 올해 4인 김장 비용 30만원 내외 전망
김장 수요 포장 김치로 이동
업계, 배추 수급 난항에 포장 김치 생산량 조절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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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배추를 구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잇따른 태풍에 배추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고랭지 배추의 주산지인 강원지역이 태풍 피해를 입으면서 품질 낮은 배추가 수확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올해 김장비용은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오를 전망이다.

배춧값 폭등에 김장 수요가 포장 김치로 이동하고 있지만, 식품업계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배춧값 인상과 더불어 원자재 수급에도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내년 봄까지 지켜보며 공급량을 조절할 계획이다.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일 기준 전국 배추(고랭지) 평균가는 포기당 5710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63.5% 오른 수준이다. 평년(2879원)과 비교하면 가격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이처럼 배춧값이 폭등한 것은 태풍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요즘 수확하는 배추는 7월에 심기 시작한 것들이다. 한창 자라고 있을 시기인 9월 초와 수확을 코앞에 둔 10월초에 링링과 미탁 등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가면서 농가에 피해를 줬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배추 생산량이 평년보다 2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확 중인 배추들은 태풍의 영향으로 가격은 오른 반면 맛은 예년만 못하다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오른 것은 배춧값만이 아니다. 김장의 주요 재료인 무(고랭지)도 개당 2858원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올랐다. 이밖에 쪽파(㎏당 5953원, 20%↑), 미나리(100g당 718원, 2.5%↑), 갓(㎏당 2951원, 7.6%↑), 새우젓(㎏당 2만1726원, 14.3%↑) 등도 가격이 올랐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모델들이 절임배추를 선보이고 있다.
배추를 포함한 김장 주재료들의 가격이 오르면서 농축산부는 올해 4인 가구 기준 김장 비용이 전년(27만원) 대비 10% 가량 오른 3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이데일리가 aT농산물유통정보를 통해 28일 기준 김장비용을 산출해본 결과, 배추 8포기(약 20㎏)를 김장하는 데 24만8735원이 들었다. 이는 전년 대비 5.9%, 평년 대비 19.5% 오른 수준이다.

실제 김장철인 11월 중하순엔 이보다 김장비용이 더 들 수 있다. 그나마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 양념류 가격이 전년 대비 떨어져 김장비용이 10% 넘게 오르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김장 비용이 늘어나자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포장 김치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같은 양이면 김장을 하는 것보다 김치를 사서 먹는 쪽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대상의 ‘종가집 시원깔끔포기김치’는 현재 이마트에서 3.3㎏ 제품이 2만790원에 판매 중이다. 이를 20㎏으로 환산하면 12만6000원으로, 김장 비용의 절반 수준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포장 김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가격을 동결한 절임배추도 인기를 끌어 17~24일 8일간 사전 예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9% 늘었다.

포장 김치의 인기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도드라지고 있다. 최근 한 달간 G마켓의 포장 김치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포장 김치가 인기지만 그렇다고 대상, CJ제일제당 등 김치 제조사들이 특수를 누리는 것도 아니다. 생산 업체 역시 배추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재배를 한다고 해도 배춧값 인상분은 어느 정도 반영을 해야 하고, 일정 품질 이하의 배추는 사용할 수 없다. 원재료 값이 크게 올랐지만 판매가 인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런 이유로 마진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에 업계에선 태풍의 영향을 받지 않은 배추가 수확되는 내년 봄까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생산량을 조절할 계획이다.

대상 관계자는 “원래는 포장 김치 성수기가 여름철이지만, 올해는 태풍과 배춧값 인상 여파로 10월에도 늘어나는 추세다”라며 “1차적으론 김장철인 11월까지, 장기적으론 내년 봄까지 배추 수급 상황을 지켜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성웅 (saint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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