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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파는' 구글·애플, 왜 '폰 중독 예방' 외칠까'폰 파는' 구글·애플, 왜 '폰 중독 예방' 외칠까'폰 파는' 구글·애플, 왜 '폰 중독 예방' 외칠까

웹지기     입력 18.06.05 10:48


구글, 애플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의 공통점은 '스마트폰 중독 예방 기능'
아동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사회적 여론에 화답하고
부정적 이미지 개선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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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폰 중독 예방'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스마트폰 또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로 먹고 사는 기업이기에 다소 의아하다. 스마트폰 사용을 유도해야, 스마트폰을 더 팔아야 그들에게 더 많은 이윤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스마트폰 중독 예방은 그들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스마트폰의 부정적 단면을 제거함으로써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실리콘밸리로 부가 집중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스마트폰 중독을 예방하는 '앱 리미츠' 기능이 핵심인 새로운 아이폰 운영체제 iOS12를 공개했다.

앱 리미츠를 활용하면 사용자는 특정 애플리케이션의 하루 사용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설정 시간을 초과할 경우 앱은 작동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의 앱 리미츠를 1시간으로 설정한다면, 1시간 사용 뒤에는 인스타그램을 이용할 수 없는 식이다. 사전에 '5분 남았다'는 경고창이 뜨며 부득이하게 앱을 계속 써야하는 경우 연장할 수 있다.

또 일주일 동안 앱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보여주는 '위클리 서머리'가 있으며 부모가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 시간에 '다운타임'을 설정하면 아이폰 작동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담당 수석부사장은 WWDC 기조연설에서 "iOS12는 당신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당신의 디바이스에 쏟아붓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구글 역시 이와 비슷한 기능을 탑재한 '안드로이드P'를 공개한 바 있다. 안드로이드P의 초점은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더 적게 쓰게 만드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 안드로이드P는 사용자가 어떤 앱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비했는지 표시할 예정이다. 앱별 세부 정보도 나온다. 유튜브 앱이 사용자가 얼마 동안 동영상을 시청했는지 나타내는 식이다. 스마트폰을 잠금해제한 횟수, 팝업 공지를 받은 횟수 등도 표시된다.

사용자가 특정 앱에 할애하고 싶은 시간의 총량을 설정하면, 그 시간에 임박할 시 앱 아이콘이 회색으로 표시되는 기능도 있다. 취침 전에 스마트폰을 쉽게 놓게 하는 '윈드 다운' 모드도 가능하다. 윈드 다운 모드를 켜면 미리 설정된 시간 이후 스마트폰 화면이 흑백으로 바뀐다. 구글은 "흑백 이미지는 뇌에 자극을 덜 주기 때문에 윈드 다운 모드를 켜면 전화기를 멀리 두는 것이 쉬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과 구글이 스마트폰 중독 예방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이를 우려하는 사회적 여론 때문이다. 최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는 어린이,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단순히 장시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행태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장시간 이용할 경우 가짜뉴스나 폭력적 콘텐츠에 무분별하게 노출될 확률도 높아진다. 이에 많은 부모들이 자식의 스마트폰 이용에 관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팀쿡 애플 CEO 역시 "내 조카는 SNS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애플 주주들의 경우 어린이들이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애플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미 IT전문매체는 "애플의 주주들이 과도한 아이폰ㆍ아이패드 사용이 청소년 정신 건강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애플 경영진에 전달했는데 앱 리미츠는 이에 대한 '화답'이라고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스마트폰 문제가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확산될 경우 애플 역시 '문제 기업'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 이에 애플은 앱 리미츠와 같은 신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균형잡힌 스마트폰 사용을 유도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 수익을 꾸준히 늘려가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실리콘밸리에 미국의 부가 집중됨으로써 미국 IT 기업의 탐욕이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일각에서는 월가로의 부의 집중에 대항해 확산된 '월가를 점령하라'와 같은 시위가 실리콘밸리에서 벌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구글과 애플이 당장의 실익을 포기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미국 전반에 퍼진 실리콘밸리 기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의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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