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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분노', 배민은 "억울하다"..수수료 논란 쟁점은

웹지기     입력 20.04.06 10:25


이재명, 배민 공개저격 이어 공공배달앱 개발 계획도..꼼수 수수료 인상 vs 소수 대형업주 주문독식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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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의)꼼수 수수료 인상이냐" vs "소수 업주들의 주문 독식 방지대책이냐."

이달 개편된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광고 수수료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수료 체계를 정액제에서 건당 부과 방식으로 바꾼 ‘배달의민족’을 공개 저격하면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4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독과점 배달앱의 독과점 횡포가 시작되는가 보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썼다. 그러더니 5일엔 공공 배달앱 개발 계획도 제시했다. 이미 강임준 군산시장과 통화해 군산시가 개발한 '배달의 명수' 상표 공동 사용을 동의받았고, 7일 공공앱 개발 등 대응방침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금액에 제한이 있는 정액제와 비교해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기하급수로 증가하는 정률제는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개편안인데 오해를 받고 있다”며 해명했다.
배민 달라진 수수료 정책, 어떻게 달라졌나
논란의 핵심은 4월1일부터 바뀐 배민의 광고 수수료 정책이다. 기존 배민 앱 화면 구성은 이랬다. 최상위에는 ‘오픈리스트’ 3개 업소가 위치하고 그 아래 월 8만8000원 정액 광고료를 내는 ‘울트라콜’ 등록업체가 거리순으로 노출됐다. ‘오픈리스트’는 여러 음식점이 신청하더라도 한 번에 3개 업체만 무작위로 보이고, ‘울트라콜’엔 이용 중인 모든 업소가 등장한다. 이 두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음식점들은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는 화면 하단으로 밀리는 식이다.

그러나 이달 1일 정책이 확 바뀌었다. 기존에 무작위로 3개 업소만 노출되던 ‘오픈 리스트’가 등록 업소가 모두 노출되는 ‘오픈서비스’로 달라졌다. 중개 수수료도 기존 6.8%에서 5.8%로 1%포인트 낮췄다. 대신 ‘울트라콜’은 3건으로만 제한하기로 했다.

배민이 개편 취지로 내세운 논리는 ‘깃발꽂기’ 방지다. ‘깃발꽂기’는 일부 대형 업체들이 여러 지역에 무제한 노출이 가능한 울트라콜을 수십 개씩 등록한 뒤 상호를 반복 노출하는 행태다. 이에 자금 여력이 없는 영세업주들의 불만이 커지자, 울트라콜 깃발을 3개로 제한하고 ‘오픈서비스’를 도입했다는 게 우아한형제들의 설명이다.
“정률제 바꾸기 위한 꼼수” 불안한 소상공인들
일각에선 수수료를 올리기 위한 배민의 꼼수 아니냐는 시각이다. 최상단 노출을 원하는 업체들이 ‘오픈서비스’로 몰릴 것이란 이유에서다. 결국 월 8만8000원 정액만 내면 되는 울트라콜이 매출의 5.8% 수수료를 적용하는 정률제로 바뀔 것이란 얘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제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꿨다”며 “금액에 제한이 있는 정액제와 비교해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기하급수로 증가하는 정률제는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배민 공개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이 지사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기득권자의 횡포를 억제하고 다수 약자를 보호해서 실질적으로 공정한 경쟁 질서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국가의 역할”이라며 “독과점 배달 앱의 횡포를 억제하고 합리적 경쟁체계를 만드는 방법을 강구해야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곧바로 다음날인 5일 배달 공공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지사는 오는 7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경기도주식회사, 경기도컨텐츠진흥원, 기획조정실, 경제실, 공정국, 자치행정국 등 관련 부서와 산하기관들과 긴급회의를 통해 현황을 정확히 점검하고, 공공앱 개발 등 대응방침을 확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달앱은 기술혁신 아닌 단순 플랫폼에 불과하다"며 "이미 군산에서 시행 중인 ‘배달의 명수’처럼 공공앱을 만들고, 이를 협동조합 등 사회적 기업에 맡겨 운영함으로써 민간 앱기업들이 경쟁의 효능을 잃지 않게 해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소수 대형업주의 주문 독식, 다수의 이득이냐…억울해하는 배민
우아한형제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수수료 개편이 한마디로 특정 업체가 주문을 독식하는 깃발꽂기가 합리적이냐, 주문 생길 때마다 세계 최저 요율을 내는 수수료체계가 합리적이냐의 문제라는 해명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전세계 플랫폼들이 수수료 중심 체계로 운용되는 것은 합리적이면서도 공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령, 소상공인협회측은 월 매출 155만원 이하의 업주들만 배민이 주장하는 수수료 인하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155만원의 5.8%는 울트라콜 1개(8만8000원) 비용 보다 낮은데 실제 그렇게 매출이 적은 업소는 거의 없다는 게 소상공인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측은 “입점 업소의 깃발 개수는 평균 3개”라며 “홀 매출 등을 제외하고 배민앱을 통해서 들어오는 매출만 따졌을 때 월 465만원 이하인 업주들은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데, 이 분들은 수십개 깃발에 밀려 매출 증가 효과를 못 누리시던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대형업소 중에도 연 매출 30억 이상, 전체 매출이 연 30억원 이상인 업소의 45%가 달라진 수수료 체계에서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진욱 기자 showgun@mt.co.kr,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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