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내 전체검색

뉴시스 "미-중 무역 갈등으로 韓 성장률 0.34%p까지 하락"(종합)

웹지기     입력 19.11.04 14:12


KDI, 中 경제 위험 요인 및 시사점
美 관세→中 둔화→한국 수출 감소
"악영향 대만에 이어 세계 두 번째"
中 기업·은행·재정..기초 여건 악화
"기업 퇴출 원활케..효율성 높여야"
7b4d9b013dec34e54b876e16e39f74b2_1572844297_9017.jpg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날 미중 1단계 무역협정을 미국 내 모처에서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9.11.04.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세종=뉴시스】김진욱 기자 = 미-중 무역 갈등으로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최대 0.34%포인트(p)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국 경제의 위험 요인 평가 및 시사점' 브리핑을 열고 이렇게 밝혔다. 그는 "오는 12월까지 미-중 양국이 부과하기로 공표한 관세가 모두 현실화한다는 가정하에 2019~2020년에 걸쳐 한국의 경제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최대 -0.34%p"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대부분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중국 경제 둔화 탓이다.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해서 떨어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0.32%p, 중국이 미국에 관세를 부과해서 떨어진 몫이 0.02%p다. 특히 중국의 수출 감소(공급 채널)보다 중국 내수 위축(수요 채널)의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세종=뉴시스】미-중 무역 갈등이 한국 경제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 (자료=한국개발연구원(KDI))


공급 채널은 양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직접 교역에 미치는 영향을 의미한다. 수요 채널은 관세 부과가 양국의 경제 성장률과 소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김 실장에 따르면 한국의 중국 수출량 중 70%가량이 내수로 흡수된다. 중국이 수출품을 만들기 위해 수입하는 한국 상품보다 내부에서 자체 소비하기 위해 수입하는 것이 더 많다는 의미다.

한국의 총수출에서 중국 비중(26.8%)이 미국(12.0%)보다 큰 것도 그 원인 중 하나다.

김 실장은 "지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전에는 내수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는데 2010년대 들어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소비 위주로 바뀌면서 최종재 수요가 늘었다"면서 "중국 경제 성장률 하락이 한국에 미치는 악영향은 대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고 설명했다.

KDI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중국의 기초 여건이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는 중국 기업 수익성 악화다. 최근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는 기업 수가 빠르게 증가해 기업 부문이 대외 충격에 취약한 상황이다. 지난해 채무 불이행을 선언한 기업 수는 150개를 돌파했다. 기업의 총자산순이익률 평균치도 3%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중국 기업 부실은 은행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8개 은행이 지난해 결산을 마무리하지 못했고 이 중 일부는 파산했다. 김 실장은 "파산한 은행의 자산 규모는 전체의 1% 수준"이라면서도 "지방 상업은행을 중심으로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경영 부실이 의심되는 곳이 다수"라고 평가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과 지방 정부 재정에도 여파가 있다. 미국 관세 부과로 중국 경제가 둔화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가계의 채무 불이행은 물론 지방 정부의 토지 판매 수입이 급감할 수 있다. 특히 중국 지방 정부는 재정 지출과 수입의 격차를 토지를 팔아 충당하고 있어 부동산 경기에 지방 재정 여력이 좌우되는 구조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이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중국경제의 위험요인 평가와 시사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9.11.04. ppkjm@newsis.com


기초 여건 악화에 따른 중국 정부의 정책적 대응 여력은 대체로 유효하다는 평가다. 다만 지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때보다는 제한적이다.

정부가 최근 확장 재정 정책을 펼치며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6% 수준까지 커져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방 정부의 토지 판매 등 암묵적인 재정 활동(Off-Budget)을 포함하면 재정 적자는 GDP 대비 12.7%(2019년 기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통화 정책의 경우 기준금리는 4.35%, 지급 준비율은 13.0%로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 그러나 통화 완화 정책이 가계 및 기업의 신용을 팽창시킬 수 있다는 부담은 있다. 김 실장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위안화 환율이 신축적으로 조정되지 못하면 중국 경제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한국 경제 곳곳에 있는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통상·산업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김 실장은 "미국의 관세 부과가 중국에 일차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것이 기업 실적이었다. 이 충격을 흡수하려면 기업 건전성과 효율성이 뛰어나야 한다"면서 "생산성과 수익성이 높은 곳으로 인적·물적 자원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기업 진·출입을 수월하게 하는 방향으로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금융 위기 이후로 보호무역주의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상품 교역뿐만 아니라 여러 문제가 복합적"이라면서 "통상 환경이 바뀌고 있으므로 상품 교역을 위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초점을 맞췄던 과거의 통상 정책에서 벗어나 더 넓은 범위에서 이 문제를 조망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tr8fwd@newsis.com


추천0 비추천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서브오른쪽상단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