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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英 왕실 '고난의 한 해'..조촐한 성탄절 보내

웹지기     입력 19.12.26 12:39


남편 필립공 건강문제로 불참

차남 앤드루 왕자 '성추문'으로 대중 시선 피해

작은 손자 해리왕자 가족은 캐나다에서 처가식구들과 함께 휴가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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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이 25일(현지시간) 오전 11시 잉글랜드 중부 노퍽의 샌드링엄 영지에 있는 성 마리아 막달레나 교회에서 열린 성탄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영국 왕실이 올해 발생한 가족문제로 근심이 깊은 가운데 조촐한 성탄절을 보냈다.

25일(현지시간) BBC 등 영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날 오전 11시 잉글랜드 중부 노퍽의 샌드링엄 영지에 있는 성 마리아 막달레나 교회에서 열린 왕실의 성탄예배에 남편 필립공(에든버러 공작) 없이 참석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성탄절에 맞춰 빨간색 옷을 입고 며느리 카밀라와 함께 왔다.

필립공은 숙환으로 나흘간의 입원을 마치고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 런던의 킹 에드워드 7세 병원을 퇴원했다. 필립공은 샌드링엄 영지에서 휴식을 취하며 성탄예배에 불참했다.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는 형인 찰스 왕세자와 함께 제일 먼저 도착했지만, 대중의 시선을 피해 정문이 아닌 다른 문으로 교회에 들어갔다. 예배가 끝난 뒤 왕족들이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자리에도 불참했다.

BBC 등에 따르면 앤드루 왕자는 11시에 열리는 왕실 성탄 예배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아버지 필립공과 함께 집에 머무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드루 왕자는 성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미국의 금융재벌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으로 대중들로부터 맹렬한 비난을 받고 있다. 앤드루 왕자의 조용한 행보는 성 추문에 휩싸인 앤드루 왕자에게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지 않도록 한 조치로 보인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앤드루 왕자는 지난달 왕실의 모든 직을 내려놓은 이후로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있다.

버킹엄 궁은 이에 대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증손녀이자 윌리엄왕자의 딸 살롯 공주가 잉글랜드 중부 노퍽의 샌드링엄 영지에 있는 성 마리아 막달레나 교회에서 열린 왕실의 성탄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제일 앞)과 큰아들 찰스 왕세자 부부(중앙 왼쪽), 손자 해리왕자와 그의 아들 조지왕자(오른쪽 중앙)가 성탄예배를 마치고 성 마리아 막달레나 교회를 떠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여왕의 손자인 윌리엄 왕자는 아내 케이트와 두 자녀 조지 왕자, 살롯 공주와 함께 참석했다.

해리 왕자는 캐나다에서 아내 메건과 7개월된 아들 아치, 처가식구들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방송을 통해 성탄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여왕은 메시지를 통해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의 분열에 대해 '화해'와 '화합'을 강조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여왕은 이날 BBC를 통해 발표한 성탄메시지에서 "올해는 꽤 험난한 한 해"라고 인정하는 한편, 화해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싸고 영국이 분열된 작금의 현실에 대해 목소리를 낸 것이다.

여왕은 50여년 전 인류의 달 착륙을 언급하며 "모든 위대한 도약은 작은 발걸음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며 "과거의 차이를 뒤로하고 함께 나아감으로써 예전에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 얻어낸 자유와 민주주의를 영예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왕은 특히 젊은이들이 기후변화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것을 특별히 언급하며 "오늘날의 도전은 내 세대가 겪은 것과 다르지만, 나는 환경·기후보호와 같은 문제로 신세대들이 (예전과) 비슷한 목적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스웨덴 출신의 소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가 주도한 청소년과 젊은 세대의 환경운동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툰베리는 작년 8월부터 금요일마다 학교에 가는 대신 스웨덴 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했고, 이 시위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이름으로 스웨덴을 넘어 세계로 확산했다.

툰베리는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데 이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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