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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줌인] 코로나 방역 '모범' 칭송받던 싱가포르, 동남아 최대 확진국 전락 이유

웹지기     입력 20.04.20 09:42


한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칭송을 받던 싱가포르가 19일 동남아시아에서 코로나19 환자 최대 배출국의 불명예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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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쓴 남녀가 싱가포르의 상징인 ‘머라이언’ 분수 앞을 지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S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보건부는 19일 "코로나19에 596명이 새로 감염돼 누적 확진자가 6588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11개 동남아시아국가 가운데 가장 많다.

싱가포르에서는 전날 942명이 신규로 확진 판정을 받아 일일 최다를 기록했고, 지난 16일과 17일에도 각각 447명과 728명이 새로 감염된 것으로 집계되는 등 확산이 가파른 추세다. 이 때문에 지난 12일까지 2532명이었던 누적 확진자가 불과 1주일 만에 2.6배로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숙사 등에 체류 중인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중심으로 당분간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보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ST는 전했다. 싱가포르에서는 20만명 이상의 이주노동자들이 기숙사 43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인권단체가 오랫동안 좁은 공간과 비위생적 환경 문제 등을 제기했던 곳이다.

싱가포르 보건당국은 이날 신규 확진자의 대다수가 기숙사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이라고 밝혔다. 이들 외에 25명은 싱가포르 국민 또는 영주권자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에 대한 싱가포르 당국의 안일한 대응도 비난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누적 확진자가 1천명을 초과한 이달 2일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고 무료 마스크까지 배포한 것.

11일 누적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서고 나서야 일부 부처가 부랴부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에 나섰고, 누적 확진자가 3천명을 초과한 14일에는 ‘장소 불문’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방침을 발표했다.

싱가포르는 휴교 또는 개학 연기라는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성급하게 학교 문을 연 것도 확진자 급증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 싱가포르는 3월 23일 예정대로 학교 문을 열었다. 그러나 등교 개학 이틀 만에 한 유치원에서 20명 가량이 집단 감염되자 며칠 뒤 ‘매주 한 차례 재택수업’으로 한발 물러섰다가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자 이달 3일 아예 재택수업으로 전환했다.

한편 그동안 동남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인도네시아는 19일 코로나19에 327명이 새로 감염돼 누적 확진자가 657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필리핀의 이날 누적 확진자는 6259명으로 집계됐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누적 확진자는 각각 5389명과 2765명으로 집계됐다. 그 외 동남아 국가의 누적 확진자는 모두 300명 미만이다. 


[이용성 기자 da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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