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내 전체검색
국제

브렉시트 협상 초안 타결..비준까진 여전히 산 넘어 산

웹지기     입력 18.11.14 09:41


英 브렉시트파·EU 잔류파 모두 반발..EU도 찬반 갈려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합의안..비준과 '노 딜' 갈림길

(브뤼셀·런던=연합뉴스) 김병수 박대한 특파원 = 내년 3월 29일로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두고 EU와 영국이 브렉시트 협상 초안에 합의했다.

지난 2016년 6월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약 29개월, 양측이 협상을 시작한 지 약 17개월 만이다.

양측은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 50조에서 규정한 영국의 EU 자동 탈퇴 시한을 4개월여를 남겨 놓고 사실상 1차 협상 국면을 일단락짓게 됐다.

이에 따라 EU 역사상 첫 회원국 탈퇴 사례인 브렉시트 사태는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주고받기하는 협상 국면에서 벗어나 합의 내용을 놓고 정치적 결단을 내려 비준절차를 마무리 짓는 2단계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1c4d6b445d7d1a4a798e1bf50a104d21_1542156059_9645.jpg

브렉시트 협상 초안 합의 (PG)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하지만 내년 3월 영국이 질서 있게 EU를 탈퇴하기까지는 여전히 산 넘어 산이다.

오랜 협상과 진통 끝에 협상이 마무리됐지만, EU와 영국 양측 내부에선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합의안은 어느 누구도 완전히 만족하게 하지 못한 '어정쩡한 합의안'이라는 데 그 한계가 있다.

떠나는 입장인 영국과, 떠나 보내는 EU는 그동안 '윈-윈 게임'이 아닌 '제로섬 싸움'을 벌여야 했다.

떠난 후에도 더 많은 것을 누리려는 영국과, 다른 회원국의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징벌적 조치가 불가피했던 EU는 협상 초기부터 이해관계가 충돌했고, 애초부터 '아름다운 합의'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번 합의안이 비준이라는 최종 관문을 통과하는 것을 여전히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어렵사리 일궈낸 합의에도 불구하고 내년 3월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며 극심한 혼란을 초래하는 '노 딜(No Deal) 시나리오'의 먹구름이 여전히 유럽의 하늘을 뒤덮고 있다.

메이 총리, 정치력 시험대 (PG) [제작 최자윤] 사진합성

이번 브렉시트 협상안이 의회로부터 동의를 받아 최종적으로 빛을 보게 될 수 있을지를 가늠해보는 첫 출발점은 14일 오후 소집된 영국 정부의 내각 회의가 될 전망이다.

영국 정부는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와 관련, 브렉시트 이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때 통행과 통관절차를 엄격히 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방안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영국 내각 내 일부 강경 브렉시트파 장관과,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을 비롯한 보수당내 강경파 의원들은 EU 탈퇴를 결정한 영국이 계속해서 EU의 무역 관련 규칙의 적용을 받게 되는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U 잔류를 선호하는 장관과 의원들도 불만이 적지 않다.

이번 합의안을 보면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EU와의 관계에서 현재 EU 회원국으로서 누렸던 것에 비해 많은 혜택을 내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EU 잔류파들은 제2 국민투표를 시행해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의 뜻을 다시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면초가나 다름없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정치력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EU는 아직 이번 합의에 대해 "최종 타결된 것이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이지만 EU의 물밑에선 그동안 협상 내용을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U도 14일 오후 회원국 대사 회의를 소집한 것을 시작으로 회원국들에 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지지를 구하는 절차에 들어간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의장은 브렉시트 협상을 지휘해온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로부터 협상 결과에 대해 보고받고 결정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판단되면 임시 EU 정상회의를 소집해 협상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나 합의안을 놓고 격론이 예상된다.

반면에 일각에서는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많은 합의라도 하더라도 '노 딜 브렉시트'로 인해 극심한 혼란이 초래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점에서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결국 비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메이 총리와 투스크 EU 정상회의 의장 (PG) [최자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bingsoo@yna.co.kr


추천0 비추천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서브오른쪽상단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