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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시스 국내특허 88%·중기 특허 96%는 해외특허 포기

웹지기     입력 19.04.16 09:56


화장품, 식품 등 한류상품 분야는 98%가 해외특허 출원 없어
국가도 미국 중심 기존 시장에 편중, 신남방 시장에서 중국에 뒤쳐져
특허청, 해외시장 지원종합 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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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지난 2017년 기준 수출 1억달러 당 주요 경쟁국들의 현지특허 출원 현황.2019.04.15(사진=특허청 제공) photo@newsis.com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특허의 88%, 중소기업 특허의 96%가 해외 특허를 포기하는 것으로 조사돼 해외서 국내 기업들이 지식재산권 분쟁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미국 등 기존 해외시장 중심의 특허출원이 주를 이뤄 신남방시장 등 새로운 해외시장에서 중국에 추월될 위기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특허청이 내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최근 5년간(2011~2015) 우리나라 출원인의 해외특허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5년 국내에 신규출원된 발명 가운데 11.7%만 외국에 출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해외 현지에 출원하지 않으면 현지에서 전혀 지재권을 보호받지 못하기 때문에 국내출원의 88.3%는 해외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포기했다는 의미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해외출원율은 국내에 신규출원된 발명 가운데 외국에도 출원된 발명의 비율이며 신규출원은 선행특허출원과 내용 중복이 있는 분할출원·우선권주장출원을 제외한 모든 출원이다.

2015년 출원주체별로 현황분석에서는 대기업의 경우 국내에 3만5893건을 신규출원하고 이 가운데 1만3216건을 해외에 출원해 36.8%의 해외출원율을 보였다. 반면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많은 4만4258건을 국내에 신규출원했으나 이 중 해외에 출원한 것은 대기업보다 훨씬 적은 1900건(4.3%)에 불과했다.

또 연구기관은 12.3%, 중견기업 10.7%, 공기업 4.9%, 대학 4.5%로 매우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2011년부터 5년간을 비교할 경우 대기업은 2011년 1만23건에서 2015년 1만3216건으로 해외출원이 늘어나 해외출원율이 9.4%포인트가 증가한 반면 연구기관은 같은 기간 2.9%포인트, 대학 1.2%포인트, 정부 0.8%포인트가 각 줄었다.

◇화장품 등 한류 상품도 1% 대. 신규 시장 외면하고 미국 중심 출원

제품별로는 우리나라 수출품목 1위인 전기·전자제품 분야의 해외출원율은 18.6%로 가장 높았고 수출 2위 수송장비는 9.6%, 3위 기계류·정밀기기는 11.9%, 4위 화공품은 10.0%, 5위 철강제품은 4.6%, 6위 원료·연료는 6.0%에 불과해 제품별로 편차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순위는 관세청 통계에 따른 기준이다.

특히 최근 기능성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특허출원이 활발한 식료·직접소비재 분야는 국내출원의 1.6%만이 외국에 출원되고 있어 해외 현지에서 우리 기업의 특허를 침해하는 제품이 출시되도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별 출원현황 조사에서는 기존 시장 중심으로 편중돼 있어 신남방국가 등 신규 수출시장에 대한 준비가 소홀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출원인은 미국, 중국 중심으로 평균 1.9개국에만 해외출원을 했으며 대학과 연구기관은 각 1.4개국, 1.2개국에만 출원해 미국 이외 국가에는 거의 출원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출원의 미국 편중현상은 주요 수출경쟁국 중 우리나라가 52.9%로 가장 심했고 중국 51.7%, 일본 43.3%, 독일 30.7%로 뒤를 이었다.

반면 인도, 베트남 등 7개 주요 신흥국에 대한 해외출원 비중은 우리나라가 5.6%로 가장 낮았으며 미국은 16.6%로 주요 출경쟁국 중 가장 높았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는 미국 시장에서만 수출 1억 달러 당 51.7건의 특허를 출원해 63.7건을 출원한 일본과 비교가 가능했을 뿐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서는 수출 1억 달러 당 24.3건을 출원하는 일본의 30%에 불과한 7.3건만 출원했다.

이런 편중된 상황은 인도, 아세안 등 신남방 시장에서 더 두드러져 인도시장에서 수출 1억 달러 당 특허출원은 미국, 일본이 각 40.1건, 50.7건인 반면 우리는 일본의 20% 수준인 11.1건 출원에 그쳤고 아세안 시장에서는 미국, 일본이 각 11.9건, 10.5건인데 반해 우리는 일본의 19%에 불과한 2.0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제3의 수출시장인 베트남과 필리핀에서만 중국보다 앞설 뿐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주요 아세안 국가에서는 중국보다 특허출원이 적어 향후 본격화될 신남방시장에서의 기술경쟁 전망이 어둡다는게 특허청의 분석이다.

특허출원에 유리한 PCT(Patent Cooperation Treaty) 국제출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CT 국제출원은 일단 저렴하게 출원하고 30개월 안에 외국 현지출원 여부를 결정해도 되는 장점이 있어 보통 여러 국가에 출원을 준비하는 경우 많이 활용된다.

하지만 우리는 해외출원시 PCT 국제출원을 활용하는 비율이 대기업 25.3%, 중소기업 63.9%, 대학 53.8%로 조사돼고 PCT 국제출원을 한 특허 중 중소기업 55.3%, 대학 61.3%의 특허는 개별국 현지출원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CT출원 이후 개별국에 출원해야만 최종적으로 권리가 확보된다.

이는 대기업이 출원 초기부터 해외출원 대상국가를 미국, 중국 등 대형 수출시장 중심으로 한정하는데 반해 중소기업과 대학은 비용부족 등의 이유로 해외출원 대상국가를 30개월 동안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허청, 해외특허 위한 종합계획 마련

특허청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올해 6월까지 '해외특허 경쟁력 강화 종합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특허청은 글로벌IP스타기업, 스타트업 특허바우처, 모태펀드 투자 확대, 특허공제 사업 등으로 중소·벤처기업의 해외특허 지원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으나 기존 사업 확대만으로는 전반적인 해외출원 의지를 바꾸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허청은 오는 16일 주요기업의 특허 책임자로부터 해외출원을 가로막는 애로사항을 특허청장이 직접 청취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서 특허청은 전문가와 기업인 등 현장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해외특허 확보가 미진한 원인에 대해 분석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출원인 유형이나 국가별 시장의 특성에 맞는 지원체계를 구축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저렴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저가제품을 수출하며 성장했던 과거와 달리 이젠 혁신성장을 위해 세계 수준의 특허기술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해야 한다"며 "우리 중소기업들이 특허없이 제품만 나가는 것이 아니라 특허로 보호받으면서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실효성있는 지원방안을 기업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kys05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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